개별기사

photo

정유연씨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사진. 현재 정씨 페이스북은 폐쇄된 상태다. photo=정유연씨 페이스북.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

특혜로 얼룩진 20년 인생, 정유연씨는 행복할까?… 승마인 A씨 단독 인터뷰②

Fact
▲정유연씨와 수년간 함께 승마를 한 승마인이자, 정유연씨에 대해 잘 알고있는 지인 A씨를 20일 팩트올이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21일 보도한 ①편에 이어 ②편을 소개한다.

View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특혜선발 의혹,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유연(20, 개명 정유라)씨. 승마인들은 정유연씨가 ‘정윤회-최순실씨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정유연씨와 수년간 함께 승마를 한 승마인이자, 정유연씨를 잘 아는 지인 A씨는 20일, 의외로 “그렇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본인이 그런 얘기를 직접 하고 다니지는 않았어요. 그냥 비싼 말을 워낙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엄청난 집안’의 딸이라고만 알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정유연의 부모가 정윤회-최순실씨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정유연과 같이 말을 타곤 했다”는 다른 승마인 B씨도 유사한 말을 했다. B씨는 20일 팩트올에 “정유연씨의 부모가 정윤회-최순실씨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연이는 마장에서 되게 조용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예전에 몇 번 같이 말을 타곤 했는데, 유연이는 대부분 혼자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땐 그저 ‘부모가 바쁜 사람들이라서 애가 항상 혼자 말을 타러 오는구나’ 이렇게만 생각했죠. 걔가 그런 집안 딸인 줄은 최근에 기사를 보고 알게 됐습니다.”


photo=정유연 페이스북. 

“항상 혼자 말 타러 와… 최순실의 딸인지 몰랐다”

B씨는 정유연씨에 대해 “무척 조용한 아이”로 기억했다. 하지만 A씨에게 들은 정씨의 성격은 약간 달랐다. A씨는 정유연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유연은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승마하는 사람들 중에서 정유연과 친한 사람은 아마 한 두 명 정도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성격이 좀 남달랐기 때문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유연씨가 공개해 놓은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A씨가 말한 것처럼, 동료 승마인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보여주는 글이 적지 않다. 

2014년 3월 11일 올라온 글도 그중 하나다. 정씨는 승마 친구들에게 “니네들이 나 싫은 거 나도 아주 잘 알고 있는데 인간적으로 ◯◯◯ 욕은 하지 말자”면서 “주둥아리 조심해. 선배고 지랄이고 나발이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하지 마라”고 했다.

2014년 12월 3일에는 “말 타는 사람 중에 (나랑) 친한 사람 없어”라면서 “니네도 뒤통수에다 대고 서로서로 욕하는 것들이 친한 척 하는 거 보면 토 나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서 정씨는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지랄이고 나발이고…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정유연씨는 2015년 2월, 서울 청담고등학교를 졸업했다. A씨는 “유연이가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승마를 하는 학생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학교 출석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유연씨는 학교에 결석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A씨는 “그것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유연씨를 둘러싼 여러가지 특혜 의혹 중에는 ‘마사회 특혜 의혹’도 있다. 더민주 위성곤 의원이 10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유연 선수가 2014년 1월 4~5월 20일까지 마사회의 승마장 및 마방을 무상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하면서 불거진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그런 이야기를 알고는 있었지만 별 특별한 일로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정유연은 워낙 돈이 많았고 ‘빽’도 셌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A씨는 그러나 “마사회 소속 선수가 아닌 사람이, 거기 승마장을 쓰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긴 했다”고 덧붙였다.


photo=정유연 페이스북. 

“워낙 돈 있고 빽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

A씨는 “정유연이 ‘금수저’로 태어난 것도 자기 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살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A씨가 말을 이었다. 

“승마가 워낙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이다 보니,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유연처럼 돈과 ‘빽’으로 밀어붙이는 경우는 드물어요. 정유연 때문에 다른 어떤 선수는 피해를 보게 되는데, ‘난다 긴다’ 하는 집 자식들도 정유연한테는 항상 밀렸어요.”

A씨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예로 들었다. 당시 정유연씨는 4위를 기록해 국가대표로 뽑혔다.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은 4위까지라고 한다. A씨는 “정유연은 선발전 둘째 날 치명적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유연이가 4위가 되면서, 다른 선수가 5위로 밀려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정유연이 말 타는 걸 옆에서 지켜본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결과를 의아해했습니다. 5위로 밀린 선수 집안도 꽤 잘 나가는 집안이었다고 들었어요. 그 부모가 결과를 보고 노발대발하면서 ‘다 뒤집어 엎겠다’고 했었는데,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 뒤집어 엎겠다” 노발대발했지만, 결국 아무 것도 못해

A씨는 “뚝섬 승마장이 있을 때의 일”이라며 “각종 국제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하는 유명 국제심판이 한국에 온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그때 그 심판이 정유연이 말 타는 모습을 비디오로 본 뒤 ‘그냥 말에 얹혀가는 여행객 수준’이라고 혹평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정유연씨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과 소문 가운데, 가장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 그의 남자친구와 관련된 풍문이다. 이같은 소문이 나돌게 된 계기는, 뜻밖에도 정씨 자신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항간의 소문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한 뒤 “더 이상 숨길 마음도 없고 그럴 수도 없어서, 이제 밝히려고 한다”는 내용과 함께, 관련 사진까지 첨부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4년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유연이가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측은한 마음도 생겼다”면서 안쓰러워했다. 

당시 정유연씨와 페이스북 ‘친구’로 등록된 사람 중에는 이 글과 사진을 본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의 소문을 시인하기라도 하듯, 정유연씨는 지난해 1월 26일 새로 올린 페이스북에, 연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과 다정하게 입을 맞추는 사진을 표지 사진으로 올려 놓았다. 


photo=정유연씨 페이스북. 

불량 사탕처럼 달콤한 특혜의 유혹

A씨는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내 정유연씨를 ‘정유라(개명 후의 이름)’라고 부르지 않았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은 정유연이 개명했다는 사실을 최근까지도 알지 못했다”면서 “나도 기사를 보고서야 개명한 줄 알았다.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다 유연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최순실씨는 2014년 2월, 정유연씨는 2015년 6월에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를 마친 뒤 A씨는 “정유연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물었다. 정유연씨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어찌보면 그 역시 불쌍한 한 사람인지 모른다. ‘사자 가죽을 둘러쓰고, 자기가 사자인 척 군림했다’는 이솝 우화의 여우처럼, 정씨가 누렸던 주변의 권력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스무살 어린 정씨는 남의 권력이 갖다주는 각종 특혜를 불량 사탕처럼 받아먹고 자랐다.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하라”고 말한 충격적인 그의 발언은, 특권과 특혜를 당연시하며 살아온 그의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인지 모른다. 그러나 여우는 어찌해도 사자가 될 수 없고, 아무리 사자라 해도 영원토록 권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 것. 세상 모르는 스무살 나이에 특권의 맛에 길들여진 그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정말 걱정된다. <끝>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기자들이 만든 첫 비영리언론입니다. 정직한 기자들의 ‘전국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6-10-24, 업데이트: 2016-10-25 11:40:24